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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스] 코로나로 ‘뉴노멀’이 된 언택트 교육
작성자 mbcadmin   작성일 2020.07.14 조회 32

[중앙일보] 장대련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올해 세계적으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발생과 대대적 확산이다. 이 병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예전 같은 생활을 못하고 있고, ‘뉴노멀즉 새로운 규칙에 의해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 생활의 중요한 일환이 교육 방식의 달라진 모습이다.

 

본인은 이번 학기에도 실제 강단 혹은 연구실에서 강의했지만, 앞에는 학생이 없었다. 학생은 원격으로 안전한 곳에서 비대면 강의를 혼자 수강하게 됐다. 청중 없이 하나의 카메라만을 상대로 강의한다는 것은 웬만한 교수에게는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5년 전부터 코세라 같은 MOOC(공개 온라인 강의)를 해왔기 때문에 한편으로 그 경험이 도움이 됐다. 게다가 같은 영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수십 명과의 대화가 가능했기에 현장강의만은 못하지만 교수와 수강생 간에 작게나마 상호작용 또는 자료 공유를 할 수 있었다.


Covid-19의 확산 규모가 많이 잠잠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 종식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유행이 된 언택트’(Untact)가 교육계에 화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언택트 교육이 기정사실화된다면 여파는 엄청날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교육만을 의존해온 기관들은 언택트 교육과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이에 상응하는 투자와 시스템 조정을 해야 한다. 반대급부에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이미 준비해온 기관은 유리한 입지에서 더 혁신적 교육을 구상하게 된다.


본인의 수년간의 MOOC와 이번 학기 언택트 교육 경험에 비춰봤을 때 언택트 교육의 특수한 성격과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대면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의 집중력은 현장 강의에 비해 떨어진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교수는 평소보다 말을 빨리하는 것이 좋고, 너무 긴 부연 설명은 줄이고(텍스트로 대체), 몸동작도 카메라 앞에서 더 활발해야 하며, 중간중간에 질문도 던지고, 대면 강의보다 더 재미있게 강의해야 한다.


둘째, 실시간 강의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MOOC 강의는 녹음된 것이므로 녹화된 비중이 많은데 실시간 비대면 강의에서도 일부 녹화된 강의의 사용이 바람직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지적소유권이 문제 될 수 있는 콘텐트를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고, 또 수강생 입장에서 성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본인은 녹화된 콘텐트를 직접 만들었다. 이번 학기 대학원 수업에서는 몇 차례 3시간 수업 중 녹화한 핵심 내용을 담은 강의를 1시간 미리 올리고 실시간 강의는 간단한 리뷰 후에 질의응답만으로 운영한 적도 있다. 결국 4시간 강의가 된 셈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셋째, 언택트 강의의 본질은 콘텐트의 일방적 전달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즉 고등교육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에는 언택트가 제일 효과가 떨어지는 방식이 될 것이다. 암기만 하는 교육은 교수나 교사가 단순한 매개체 역할만 할 뿐 책이나 e북으로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언택트 강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강생이 주어진 개념을 스스로 응용해 통찰을 얻어 내게 해야 한다.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에게 무엇이 잘 됐고 무엇이 잘못 이해됐는지 방향을 잘 잡아 줘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본인은 Flipped러닝을 실시했는데 이 제도에서는 학생이 강의로 배운 개념을 응용해 발표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도 Flipped를 비대면으로 실시했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학생의 응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줬다. 일반 강의실에서 Flipped할 때보다 발표를 녹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나중에 발표를 재검토하며 더 세밀한 보완사항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


넷째, 언택트 강의는 교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많이 보도됐다. 그 이유는 학생이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동료를 비롯해 심지어 부모와 함께 봐서 일반 강의실에서 강의할 때에 비해 부당하게 넓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우려였다. 제가 강의하는 MOOC는 세계적으로 35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있다. 교수가 평가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잘 하는 강의라면 오히려 더 넓은 층에서 강의가 공유된다는 것은 좋게 받아드릴 수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보기 때문에 내 강의를 더 잘해야 되겠다는 프레임으로 마음을 바꿔야 한다.

언택트가 가져오는 교육의 뉴노멀은 이처럼 우리가 꼭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우리의 과제는 새로운 생활 속에서 그 이점을 어떻게 더 살려야 하는지 그 답을 찾는 것이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