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담뱃갑에 상표나 회사 로고 표시를 금지하고 담뱃갑 색상도 연두색으로 획일화하는 내용의 강화된 흡연금지법 초안을 공개했다.

호주 보건부가 7일 공개한 법안 초안에 따르면 담배 회사들은 담뱃갑에 자사 로고나 광고성 문구, 눈에 띄는 이미지를 표시할 수 없게 된다.

대신 담배 브랜드는 모든 회사들이 동일한 서체로 담뱃갑에 작게 표시하고 담뱃갑 색상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흐릿한 올리브색으로 통일된다.

담뱃갑 색상으로 흐릿한 올리브색이 선정된 이유는 최근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흡연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색상이라고 꼽았기 때문이다.

현재 담뱃갑 정면 면적의 30%에 이르도록 하고 있는 흡연 경고문도 75%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니콜라 록슨 보건부 장관은 "평범한 포장으로 바꾸도록 한 이번 법안은 세계 최초이고 화려함은 사라졌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새 담뱃갑들은 흡연에 따른 죽음과 질병만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 보건당국은 매년 1만5천명에 이르는 호주인들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호주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면 강화된 흡연금지법이 내년부터 효력을 갖게 한다는 계획이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도 6개월 이내에 담뱃갑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이러한 계획에 대한 담배 회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윈필드, 던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외국계 담배업체 BAT의 호주 지사는 문제의 법안이 국제 상표권 및 지적재산권법을 침해한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BAT 대변인 스콧 매킨타이어는 "어떤 회사가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갖는 브랜드를 빼앗기겠나"라며 "대형 맥주회사나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각국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모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 : (시드니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