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유학 스토리' 공모전입상자들의 유학 성공기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유럽의 중심, 영국은 '피시 앤 칩스'를 먹으며 축구에 환호하는 나라이자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해리포터의 마법이 시작된 나라로 유명하다. 또한 영어의 본고장으로 본토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높은 물가와 세금으로 유학생활을 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에 가려져 미국이나 호주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곳이다. 때문에 타지역에 비해 유학 정보력면에서도 훨씬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최근 열렸던 주한영국문화원 주최 '영국유학 스토리' 공모전에 입상한 유학생들로부터 영국 유학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

우수상을 받은 권혁인(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4학년 재학중)씨는 관련 전공 지식의 폭을 넓히고자 유학을 택한 경우다. 뉴욕처럼 유행에 민감한 곳보다 전통 있는 문화의 도시인 런던이 여러모로 더 나을 듯싶어 방향을 정했다. 영국 미들섹스 대학교 연극과에 들어가기 위해 일찍부터 토플 공부를 하고 입학 준비를 했다. 학기 중에는 전공과 영어 공부를 병행하기에도 벅찼지만, 방학 기간에는 연극 프로덕션에서 인턴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10개월을 보냈다. 그는 "전시회, 공연장, 유적지 등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 1.정종욱, 2.김사랑, 3.권혁인, 4.김성호 씨.우수상을 받은 김성호씨는 유학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과 달리 웹디자이너로 전향을 고려하던 중 영국 유학을 떠올렸다. 디자인 분야로 유명한 영국에서 기본적인 디자인 수업을 듣고 싶어서였다. 김씨는 "대학을 다니기보다는 단기간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듣고 남은 시간에는 여행을 하면서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김사랑씨는 고려대를 다니다 영국 아스톤대로 교환학생을 간 경우다. 100개가 넘는 자매결연 학교 중 영국 대학을 선택한 것은 문화적인 이유가 컸다. 그는 "인종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유학은 어학을 배우고 전공을 공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문화적인 면도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으로 대상을 받은 정종욱씨는 중학 때부터 영국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영어를 못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업방식과 너무 달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영국의 교육제도에 익숙해졌다고. 그는 특히 개개인을 존중하는 문화에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정씨는 "개인을 존중해주는 세심한 배려심이 사회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 이런 곳에서 몇 년을 살다 보니 나 역시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이 주인이 되는 수업에 익숙해져야

권혁인씨는 영국의 수업은 학생이 주체가 된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방향을 제시하고 결론을 종합해줄 뿐이다. 예컨대 연극 수업의 경우 한 편의 연극이 만들어질 때까지의 전 과정을 오롯이 학생들이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수업 때 학생들이 의견도 자유롭게 개진한다.

정종욱씨는 학생 개개인에 맞춘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교사의 안내에 따라 주입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익히도록 한다는 것. 그는 "고등학교 음악 수업 때 선생님께서 드럼 연주를 1~2분간 들려주더니 학생들 앞에 있는 피아노를 가리키며 자기 느낌 대로 소리를 입혀서 음악을 만들어보라는 주문을 하셨다. 모든 학생이 자유롭게 표현해보면서 창의성을 기르게 하려는 의도로 진행하는 수업이 많다"고 말했다.

김사랑씨는 시험 방식의 차이를 강조했다. 한국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면 영국의 시험은 얼마나 학생 스스로 확장해서 공부했는지를 평가한다는 것. 영국에서는 과제를 할 때 직접 모든 참고문헌을 읽어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영국 유학 선배들은 한결같이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김사랑씨의 얘기다. "어느 나라로 유학을 가든 독립심은 필요하겠지만, 특히 영국은 독립심과 자립심이 꼭 필요합니다. 뭐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론을 내고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돌 볼 줄 아는 주체적인 학생이 영국 유학에 적합한 것 같아요."

권씨는 대인관계에서의 적극성을 강조한다. 그는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학 가기 전, 학교 정보 및 생활 정보를 꼼꼼히 살펴라

유학은 결코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영국 유학은 떠나기 전 살펴봐야 할 것들이 많다. 김사랑씨는 유학 가기 전 현지학교의 홈페이지를 조사하고 자세히 알고 싶은 것은 메일을 보내 직접 문의하며 꼼꼼히 따졌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재학중인 학교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직접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는 "영국 대학의 홈페이지는 유학생을 위해 학교 정보를 잘 갖춰놓았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다른 조건은 어떤지 꼼꼼히 살펴 학교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영국문화원 등 어학원에서 하는 설명회도 참가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기를 추천했다.

김성호씨는 생활 정보를 살피라고 말한다. 비싼 물가로 인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기 때문에 쇼핑 정보, 주택 정보 등을 미리 살피면 좀 더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할 수 있다. 궂은 날씨를 각오해야 한다는 정종욱씨는 "화창한 날씨가 거의 없고 변덕스럽기 때문에 한국에서와 같은 날씨를 기대하면 안 된다. 심리적인 우울증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