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때론 인디안서머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계절의 시계는 어김없이 우리곁을 찾아든다.
　
여름 밖에 없는 것 같은 캘리포니아도 어느새 깊은 가을로 접어들고있다. 　

들녘 곳곳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LA에서 250마일 북동쪽에 자리잡은 비숍, 매머드 레이크 등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 일대는 이번 주말쯤 단풍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단풍은 미동부나 한국의 내장산 같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진홍색의 단풍과 거리가 멀다.
　
캘리포니아에는 황금색 단풍이 주류를 이룬다.
　
버몬트, 메인을 비롯한 뉴잉글랜드 지방은 한국의 가을 산야처럼 매혹적인 빨강색의 단풍으로 뒤덮이지만 캘리포니아는 주의 애칭처럼 늦가을이 되면 누렇게 물들면서 ‘골든 스테이트(Golden State)’로 변한다.
그만큼 캘리포니아의 단풍은 자극적이라기 보다 중후한 맛이 더하다.　늦가을의 쓸쓸함인지도 모른다.
　
참고로 단풍의 농도는 날씨에 따라 급변하는 만큼 떠나기에 앞서 찾고자 하는 곳의 정보를 입수하는게 필요하다. 가을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요즘 같은 날씨는 지역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단풍을 흔히 폴칼러스(Fall Colors)라고 한다.
　
비숍(Bishop)　
LA에서 북동쪽으로 250마일 거리에 있는 비숍 일대는 캘리포니아 최상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비숍에서 25분 운전거리인 비숍 크리크 라지(Bishop Creek Lodge) 인근의 사우스 포크(South Fork)와 애스펜델(Aspendell) 노스 포크 일대는 지금 절정기를 맞고 있다. 사시나무(Aspen Tree)가 연출하는 황금빛이다.
　
최근 단풍이 들기 시작한 비숍 밸리지역의 경우 길게는 11월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숍 주변에서 찾아볼만한 단풍 관광지로서는 비숍 못미쳐 나타나는 168번 하이웨이의 빅파인 캐년(Big Pine Cyn.), 그리고 비숍에서 또 다른 168번 하이웨이로 빠지는 사우스 레이크(South Lake), 비숍에서 10여마일 북쪽의 파인크릭(Pine Creek), 매머드 레이크(Mammoth Lakes)에 이르기 바로 전에 나타나는 컨빅트 레이크(Convict Lake) 그리고 매머드 레이크 관광순환도로(Scenic Loop)인 203번 하이웨이 일대가 손꼽힌다.
　
한편 비숍 타운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관광안내국(Visitors Center)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단풍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관광가이드와 함께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비숍 관광안내국은 395번 도로인 690 N. 메인 스트릿(Main St.)에 위치해 있다.

　　
네바다시티(Nevada City)　
북가주에 위치한 네바다 시티 및 이웃 그래스 밸리(Grass Valley)는 서부에서 찾아보기 힘든 빨강색 단풍(Maple)으로 물들고 있다.
　
이 일대가 서부의 뉴잉글랜드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다.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말 사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풍시즌 동안 네바다 시티 상공회의소(132 Main Street, Nevada City)는 주7일 관련정보를 제공한다. 참고로 이곳의 단풍을 구경할 계획이라면 상공회의소에 들러 단풍관광 가이드를 입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네바다 시티 단풍관광 가이드는 단풍 밀집지역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네바다 시티로 가는 길은 LA에서 5번으로 북상한 다음 새크라멘토에서 동쪽방면의 80번 인터스테이트로 갈아타고 가다 30마일 가량 떨어진 오번(Auburn)에서 일명 ‘골드 컨트리 하이웨이’인 49번으로 다시 북상하면 그래스 밸리에 이어 네바다 시티에 이르게 된다.
　
요세미티(Yosemite)　
갈색의 떡갈나무가 폰더로사 파인 등의 침엽수림과 어우러져 그윽한 가을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단풍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오히려 요세미테 뒷쪽인 120번 하이웨이 리 비닝 캐년(Lee Vining canyon) 일대가 가을의 향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모로베이　
몬태나 데 오로 주립공원은 해안절경과 함께 단풍의 운치가 더해가고 있다. 가는 길을 살펴보면 우선 LA에서 1번도로로 모로베이까지 향한 다음 다시 해안선 도로를 따라 남진하는 게 좋다.
　　

팔로마 마운틴 스테이트 파크(Palomar Mountain State Park)/줄리안(Julian)
팔로마 천문대로 유명한 해발 5,000피트급의 이 고원지대는 이제 황갈색의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아직도 푸르스름한 기운이 강하지만 가을 정취를 아쉽지 않게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남 캘리포니아주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으로 불릴 정도로 가을 정취가 돋보인다.
　
이와함께 사과 농장으로 유명한 샌디에고 인근의 줄리안 역시 최근들어 단풍빛으로 채색되기 시작했다.
　
특히 줄리안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캘리포니아 최남단의 인터스테이트인 8번 프리웨이로 향하는 20여마일 거리의 79번 하이웨이 구간은 압권이다.
　
팔로마 스테이트 파크와 줄리안의 단풍은 시월말부터 11월 초순 사이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가는길을 보면 팔로마 마운틴 스테이트 파크는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60번 프리웨이 이스트-15번 프리웨이 사우스로 가다 테미큘라 인근의 76번 하이웨이 지나서 나오는 76번 하이웨이 출구에서 내려 좌회전하거나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로 오션사이드(Oceanside) 출구에서 내려 내륙으로 진입해 레이크 헨쇼(Lake Henshaw)로 향한다. 레이크 헨쇼로 가는 길목에 팔로마 마운틴으로 향하는 하이웨이 S6를 갈아타게 되는데 정상부근에 이르러 하이웨이 S7를 만나 좌회전하면 정상에 이르게 된다.
　
줄리안의 단풍 구간을 찾을 경우라면 우선 76번 하이웨이에서 팔로마 마운틴 산길로 들어서지 말고 레이크 헨쇼로 향한 다음, 79번 하이웨이로 다시 남진해 줄리안에 이르도록 한다.
　
줄리안에서 다시 79번 사우스로 쿠야마카 호수(Cuyamaca Reservoir)로 향하는 20여마일 구간에는 수려한 단풍길이 펼쳐진다. 귀가길로는 79번 남쪽으로 계속 향해 인터스테이트 8번 웨스트 샌디에고 방면으로 들어서 LA로 향하는 게 좋다.
　
참고로 줄리안에서는 과수원에 들려 사과도 따고 맛도 보는 농촌 경험을 즐겨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