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편의점이나 광고 문구에는 24/7가 흔하게 쓰인다. '24 hours, 7 days a week'를 줄여 쓴 것인데 영국인들이 싫어하는 표기다. 차라리 'All day, every day'라고 쓰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BBC방송은 지난 7월 미국식 표현 50가지를 예로 들며 '50 of your most noted examples'라고 소개했다. 말이 좋아 noted(주목할 만한)이지 사실 영국인 입장에서는 가장 짜증나는(hated) 표현 50선이다. 그 몇 가지를 살펴보자.

'How are you?'라는 인사에 미국인들은 'I'm good'이라고 말한다. 문법적으로 따지면 'I'm well'라고 해야 옳다. 커피점의 'Take-out'도 영국인들은 take-away로 써야 한다고 야단이다. 'Can I get a~?'같은 질문 형태는 'May I~'보다 경박하다고들 하는데, 미국에서도 초등학교 1학년 때 'Can I go to the restroom?'라고 하면 교사가 'May I~'로 고쳐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인들은 'Can I~'를 자주 쓴다. 'Let's keep in touch'라는 멋진 말을 놔두고 'Let's touch-base'를 쓰는 것도 영국인들은 싫어한다. 'I'll reach out Tom first'에서 reach out은 간단하게 ask로 해야 좋다. '당신이 계산해봐요'라는 뜻의 'You do the math'도 do the maths로 복수형을 써야 한다. 기간만료일을 의미하는 expiration도 expiration date가 정석이다. 한국인도 교과서에서 배우는 'half an hour'를 미국인들은 곧잘 'a half hour'라고 말하는데 영국인들은 이런 용법에 짜증을 낸다.

실수를 저지르고 'My bad!'라고 내뱉는 것도 비문법적이니 'My mistake'로 고치라고 지적한다. '공짜로 얻었다'를 'I got it for free'라고 말하는 것도 'I got it free'라고 해야 옳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영국인은 Supermarket에서 shopping cart를 이용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Where can I get a shopping cart?'라고 물었다고 한다. 영국식인 shopping trolley가 아닌 미국식 표현을 왜 썼는지 모르겠다며 자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습자는 이들의 언어적 갈등을 주시하며 혼란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