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들어서며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이 바쁘다. 올해 하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굵직굵직한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라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약 6천여 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롯데그룹부터 포스코그룹, STX 등 다수의 대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공채 시즌, 대기업에 지원하려는 구직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다수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영어 말하기 성적’이 구직자들의 희비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제 필수에 가까워진 영어 말하기 성적은 이미 주요 대기업 상당수가 관련 성적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고, 필수조건이 아니더라도 성적이 있는 경우에는 따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을 가진 30대 그룹 중 27%가 영어 말하기 성적 제출을 의무화했다고 밝혔다. 전체의 약 27%인 8곳이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OPIC) 같은 영어 말하기 성적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별로 영어 말하기 성적 기준이 세분화되어 있으며 삼성증권 리서치, 삼성물산 국외영업과 경영지원의 경우에는 최고 등급 바로 아래 단계인 레벨 7이 최소 기준, 오픽의 경우에도 이에 상응하는 아이에이치(IH·intermidiate high)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어 말하기 성적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영어면접을 통과하기가 녹록치 않다. 기업들이 기존 토익, 토플 성적은 채용단계에서 걸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영어 말하기 성적과 영어 면접으로 영어 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영어 면접의 난이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영어 말하기 성적 요건을 강화하는 원인은 토익 등의 영어 필기 성적에 대한 불신이라고 할 수 있다. 구직자들의 토익 성적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토익 점수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점수 자체를 신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용적으로 응용가능한 회화실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직을 위해 어학연수를 떠나야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2011년 9월 21일 (수)이자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