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을 넘긴 할아버지지만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방송통신대에 들어가 젊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배워서 통역 등 봉사활동도 하고 싶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사는 정한택(90) 할아버지는 대학교수 출신임에도 대학생활을 새롭게 시작한 것에 대해 ‘공부는 평생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할아버지는 최근 경기도에 의해 ‘경기도 최고 11명’ 중의 1명으로 뽑히며 ’경기도판 기네스’에 이름을 올리게 돼 오는 21일 경기도청에서 인증서를 받는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정 할아버지는 경성사범학교를 나와 서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를 거쳐 2009년도까지 호서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올해 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한 정 할아버지는 “경기도내 최고령 대학생으로 뽑힌 데 만족하지 않고 영어를 열심히 배워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0여년 동안 영어 공부를 그렇게 많이 했는 데도 아직 부족해 방송통신대에 입학하게 됐다”며 “돋보기를 쓰고 공부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아직도 20대 못지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종이로 된 영어사전은 눈이 침침해 보기 어려운데 요즘에는 전자사전이 나와 영어공부를 하기가 쉬워졌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집에서 인터넷과 영어학습서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외출할 때도 영어 단어장과 함께 전자사전을 꼭 끼고 다니며 단어와 문장을 암기할 정도로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정 할아버지는 “사범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 ‘영어공부는 웃고 들어갔다 울고 나오고 독일어는 울고 들어갔다가 웃고 나온다’는 말을 들려주셨던 것이 기억난다”며 “영어공부를 젊었을 때 열심히 못해 이제야 공부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를 많이 습득해 전공인 심리학원서를 다시 보며 새로운 이론을 공부할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