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대내허 주한 캐나다 공사

학업성취도평가 수준높아 韓 부모들 선호
영어·불어 교육…이중언어 프로그램 자랑
전공별로 특성화된 명문 대학교육도 강점

캐나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교육 시스템을 갖춘 나라다. 영어권 나라 중 미국보다 학비, 생활비가 저렴하고 부모 동반이 가능한 덕분에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조기유학지로 선호한다. 오는 30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는 주한 캐나다 대사관이 주최하는 ‘캐나다 교육 박람회’가 열린다.

이 박람회에는 캐나다 교육청을 비롯해 초ㆍ중ㆍ고교 및 대학까지 60여개 기관이 참가, 캐나다 교육의 특징과 다양한 교육시스템, 성공적인 유학비결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24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마이클 대내허(Michael Danagherㆍ사진) 주한캐나다 공사를 만났다.

대내허 공사는 “한국 부모들은 캐나다의 초ㆍ중등 교육의 장점은 이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세계적인 명문대들과 전공 부문별로 특성화된 대학들도 많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 학생들에게 캐나다 유학이 제공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 1994년 이후로 한국인 방문객에 대한 비자가 면제됐기 때문에 학생과 부모 동반이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초ㆍ중등 교육에 캐나다가 강점을 지니게 됐다. 한국 부모들은 캐나다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육의 강점을 이미 알고 있다. 캐나다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영어권 국가 중 높은 성적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다. 전 세계 국가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이다. 또한 캐나다는 한국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한인 커뮤니티가 온타리오주, 브리티시컬럼비아주뿐 아니라 해안에서 해안까지 형성돼 있다. 뉴브런즈웍, 노바스코샤, 마나토바 등에도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 세계대학 순위를 보면 상위 200위 안에 캐나다 대학들이 8개 랭크 돼 있다. 전반적인 캐나다 고등교육의 수준은 어떤가.

▶ 캐나다에는 맥길 대학교, 퀸즐랜드대, 토론토 대학교,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등 한국 학생들에게 잘 알려진 명문대들이 있다. 그런데 캐나다 대학들은 단순히 학교의 명성보다는 전공 분야별로 특성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주의 윈저대학교는 주요 자동차 제조 단지에 위치해 있어 우수한 자동차 공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워털루 대학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인재를 많이 찾는 주요대학이다.

-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의 영어에 관심이 많다. 미국 영어에 비교해서 캐나다 영어의 특징이 있다면.

▶ 내가 구사하는 영어가 전형적인 캐나다 영어인데, 상당히 평이한 억양을 구사하는 게 특징이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다른 국가 영어 억양보다 캐나다 영어를 상대적으로 더 잘 이해한다.

-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이중언어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학생들이 캐나다에 가면 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을까.

▶ 많은 학교들이 프랑스식 몰입 교육이라고 부르는 영어와 프랑스어 이중 언어교육을 제공한다. 이 경우 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어만 배우는 학생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영작문 실력이 떨어지거나 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기로 소문난 한국 학생들은 두 언어 모두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 외교관이 된 계기는.

▶ 어릴 적에 이사를 많이 다녔다. 캐나다 국영 방송국의 기술자이셨던 아버지의 직업 때문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여행을 좋아하고 다양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게 즐거웠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사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내 배경이 통상 외교 분야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전 세계를 누비는 외교관 생활은 어땠나.

▶ 우리는 세계화를 추상적인 수준에서 바라본다. 하지만 각자 개인은 이미 의복, 음식, 자동차 등 글로벌한 라이프스타일을 살아간다. 자동차만 해도 한국에서 생산하지만 부품은 전 세계에서 공급된다. 외교관이 돼 글로벌 라이프를 실천하다 보면 도전과 보상이 공존한다. 장점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세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위험 요소가 있다면, 외국에 나와 생활하다 보니 고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귀국하면 캐나다 국내사정을 파악하고 적응하느라 힘이 들었다.

- 빠른 사회변화에 따라 캐나다가 직면하게 될 도전은 무엇인가.

▶ 세계경제가 더욱 글로벌화되면 전통적인 직업들이 도전에 처하게 될 것이다. 캐나다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대부분 OECD국가들은 제조업보다 서비스 산업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캐나다는 서비스 산업의 세계화를 준비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서 저임금 국가 노동자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캐나다의 이민 정책은 어떻게 될까.

▶ 캐나다 경제를 지탱하려면 숙련된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캐나다의 제조업은 여러 나라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캐나다는 여전히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천연자원 부문에서 일할 인력들을 내부에서 키워내고 캐나다 외부에서도 기술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캐나다는 오랜 이민 정책 전통을 갖고 있고 조화로운 다문화 사회를 유지해 왔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활용할 것으로 본다